발해 상경성 ‘천장무덤’의 미스터리, 잃어버린 왕국의 예술

러시아 연해주에서 발견된 발해의 ‘천장무덤’은 고대 동아시아 문명의 한 축을 이루었던 발해 왕국의 예술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이 무덤은 단순한 매장지가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과 종교적 신념이 담긴 예술적 공간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 유적을 통해 잊혀진 왕국의 독창적인 문화를 되새길 수 있습니다.

천장무덤은 고구려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발해만의 독특한 양식을 창조한 사례로 꼽힙니다.

잃어버린 왕국, 발해의 흔적을 찾아서

“발해 상경성 ‘천장무덤’의 미스터리와 발해 예술의 독창성을 탐구하는 흥미로운 이야기”

1300여 년 전, 동북아시아를 주름잡았던 해동성국 발해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미스터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발해 상경성에서 발견된 ‘천장무덤’은 그 독특한 구조와 장식으로 학계와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무덤은 단순한 매장 공간을 넘어선 예술적이고 철학적인 세계관을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당시 발해는 고구려 문화를 계승하면서도 당나라 문화를 받아들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창조했는데, 천장무덤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발해 천장무덤의 구조와 특징

1. 모줄임 천장의 독창성

발해의 천장무덤은 고구려 양식을 계승한 모줄임 구조로 유명합니다. 이 방식은 천장을 점진적으로 좁혀가며 쌓는 기법으로, 안정성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충족시켰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정혜공주 묘와 삼령둔 고분군이 있습니다. 이들 무덤은 다듬어진 현무암과 벽돌을 사용하여 정교하게 축조되었으며, 내부는 벽화와 장식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고구려와 당나라 양식의 융합

발해 천장무덤은 고구려 후기 무덤 양식인 굴식 돌방무덤과 당나라 벽돌 무덤 양식이 결합된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특히 천장은 모줄임 구조나 삼각평행고임 구조로 설계되어 안정성과 미학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추구했습니다.

정혜공주 묘는 평행삼각고임천장을 사용하여 고구려 전통을 계승했으며, 벽면에는 석회를 바르고 벽화를 그려 당시 생활상을 생생히 재현했습니다.

2. 벽화에 담긴 발해인의 세계관

천장과 벽면에 그려진 벽화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발해인의 내세관과 종교적 신념을 반영합니다. 별자리와 상상의 동물들이 그려진 천장은 하늘 세계를 상징하며, 벽면에는 불교적 정토를 나타내는 연꽃무늬와 생활 풍속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발해가 불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적 문화를 얼마나 깊이 받아들였는지를 보여줍니다.

천장무덤 내부에는 꽃무늬와 인물화가 그려져 있어 발해인의 종교적 믿음과 예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벽화에는 12지 신상이나 공주를 시중들던 인물들이 묘사되어 있어 당시 사회 계층과 의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천장무덤에 담긴 예술성과 기술력

1. 건축 기술의 정점

발해의 천장무덤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당시 건축 기술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무덤 내부 구조는 지진과 같은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사용된 재료들은 내구성이 뛰어났습니다. 특히 삼령둔 고분군에서 발견된 모줄임 천장은 이러한 기술력을 잘 보여줍니다.

2. 문화 융합의 산물

발해의 무덤 양식은 고구려 전통과 당나라 문화가 융합된 결과물입니다. 예를 들어, 정효공주 묘는 벽돌로 쌓았지만 천장은 돌로 만들어져 두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발해가 단순히 문화를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창조적으로 변형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현재의 발굴 상황과 보존 문제

1. 러시아 연해주에서 발견된 유적들

발해 천장무덤 중 일부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여러 고분군이 발굴되었으며, 그 중 일부는 현재도 연구 중입니다. 그러나 정치적, 외교적 이유로 인해 접근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보존과 연구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1959년 러시아 옌하이저우에서 처음으로 발굴된 발해 고분군은 이후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그 중요성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체르냐찌노5 고분군에서는 굴식 돌방무덤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이는 발해 왕실 구성원의 무덤으로 추정됩니다.

2. 중국 내 유적지 관리 문제

중국 길림성과 흑룡강성에 위치한 발해 유적지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일부 유적지는 도굴과 자연 훼손으로 인해 원형을 잃었으며, 보존 상태가 열악합니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협력과 관심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현재 유적지 방문 방법

현재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위치한 발해 유적지는 일부가 관광객들에게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유적이 도굴과 자연 훼손으로 인해 원형을 잃었으며, 철저한 보존 조치가 필요합니다. 방문 전 사전 예약과 허가가 필수입니다.

 

잊혀진 역사를 되살리다

발해 상경성의 천장무덤은 단순한 역사적 유물이 아닙니다. 이는 잃어버린 왕국 발해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며, 동북아시아 문화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보존 노력을 통해 이 귀중한 유산이 후대에도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발해의 천장무덤은 우리에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이 유산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과거를 배우는 것을 넘어 현재와 미래를 위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