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자리는 어디인가요. 작품 앞일 수도, 창밖이 보이는 통로일 수도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과천관 40주년 프로젝트: 빛의 상상들》은 전시실을 넘어 로비와 회랑, 조각공원까지 눈길을 넓혀 보는 기획입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작품 수를 세기보다 빛과 공간이 바뀌는 순간에 주목해 보세요. 어두운 실내에서 본 빛과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은 서로 다른 감각을 남깁니다. 걷다가 멈추고, 다시 다른 높이에서 바라보는 것이 이번 전시를 즐기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전시실 밖으로 이어지는 세 가지 장면
공식 소개는 프로젝트를 크게 《광경》, 《잔상》, 《머무는 자리》로 안내합니다. 《광경》은 김아영과 필립 파레노의 작품을 미술관 공용 공간에서 만나는 소장품 설치 프로젝트입니다. 《잔상》은 제임스 터렐과 이반 나바로의 작품으로 빛을 지각하는 경험을 다룹니다. 《머무는 자리》는 야외 조각공원에서 몸으로 공간을 느끼도록 이끕니다.
이 세 갈래를 알고 가면 로비나 통로를 단순한 이동 구간으로 지나치지 않게 됩니다. 작품이 어디에 놓였는지, 그 자리를 지나는 사람의 움직임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도 감상의 일부가 됩니다.
장소특정적 설치 · 지각
장소특정적 설치는 특정 공간의 크기·빛·동선 같은 조건을 작품과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지각은 눈으로 들어온 빛이나 형태를 우리가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말합니다.
김아영의 영상, 화면 주변까지 함께 보기
공식 현장 사진의 작품은 김아영의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입니다. 2024년 제작된 단채널 비디오(하나의 영상 흐름으로 구성한 작품)를 《광경》의 공간에 맞춰 다시 설치했습니다. 작품만 보는 것과 작품이 놓인 공간을 함께 보는 것의 차이를 떠올리기 좋은 사례입니다.

사진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화면을 찾은 뒤, 그 주변의 건축 요소를 살펴보세요. 전시장에 가면 같은 장면을 정면과 옆쪽에서 바라보며 자신의 위치가 감상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비교해 볼 수 있겠습니다. 사진 한 장은 영상 전체나 현장의 밝기 변화를 대신하지 않으므로, 현장에서는 잠시 멈춰 작품의 흐름을 보는 편이 좋습니다.
앉을 수 있는 조각이 바꾸는 산책
《머무는 자리》에는 김하늘, 방효빈, 임정주, 하지훈, 황형신 다섯 작가가 참여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관람객이 앉거나 기대며 머물 수 있는 조각을 통해 작품과 몸, 주변 자연의 관계를 이어 줍니다.
보통 조각을 볼 때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둘러보게 됩니다. 앉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품에서는 시선의 높이부터 달라집니다. 주변의 나무와 다른 작품이 어떤 구도로 들어오는지, 잠깐 쉬는 시간이 풍경을 보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보세요. 다만 조각공원의 모든 작품을 만지거나 올라가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용이 허용된 작품과 현장 표시에 따라 경험해야 합니다.
야외에서 실내로, 자신의 속도로
날씨가 좋다면 조각공원에서 주변 풍경을 먼저 본 뒤 로비와 실내 작품으로 이어 가는 동선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내에서 시작해 야외로 나와도 좋습니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기보다 자연광과 작품의 빛을 차례로 경험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함께 간 사람과는 ‘가장 오래 머문 자리가 어디였는지’를 이야기해 보세요. 유명한 작가 이름보다 자신이 실제로 반응한 공간을 기억하는 감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야외 관람은 날씨와 현장 운영에 영향을 받으므로 실내 관람을 함께 계획해 두면 좋습니다.
방문 전에 확인하세요
- 프로젝트 기간: 2026년 7월 10일–2027년 10월 31일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원형전시실, 3층 회랑 브릿지, 로비, 조각공원 등
- 관람 시간: 화–일요일 10:00–18:00 / 월요일·1월 1일 휴관
- 관람료: 과천관 통합권 3,000원. 무료·감면 대상은 공식 안내 참조
- 주소·문의: 경기 과천시 광명로 313 / 02-2188-6000
위 날짜는 전체 프로젝트 기간입니다. 개별 작품과 연계 프로그램의 운영 기간이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이미 종료된 강연이나 상영 행사도 있으므로, 방문일에 볼 수 있는 구성은 공식 전시 안내와 현장 공지를 확인하세요. 미술관은 주말 주차 혼잡을 안내하고 있어 대중교통을 고려할 만합니다.
궁금한 점
사진만 찍고 지나가기 아쉬울까요?
빛이 쓰인 작품은 머무는 시간과 보는 위치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작품 앞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자리를 바꿔 보는 관람을 권합니다.
조각공원의 작품에는 모두 앉아도 되나요?
아닙니다. 《머무는 자리》에서 이용을 허용한 작품과 현장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존 야외 조각 전체를 체험용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프로젝트 종료일까지 모든 행사가 이어지나요?
전체 프로젝트와 개별 전시·행사의 일정은 구분됩니다. 특히 강연과 상영 등 날짜가 정해진 프로그램은 별도로 확인하세요.
자료·이미지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안내, 과천 관람 안내, 공식 뉴스레터의 전시 소개. 방문 전 최신 운영 공지를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