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없이 풍경을 본다면? 김영경 《기계적 시선》 관람 가이드

사진이라고 하면 렌즈를 통해 빛을 받아 풍경을 담는 장면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기계가 거리를 재며 모은 점들도 풍경이 될 수 있을까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의 포토 디스커버리 프로젝트 《기계적 시선: 접촉하여 보기》는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해 온 사진의 범위를 넓혀 보는 전시입니다.

김영경의 사진과 설치 35점이 소개되며, 2026년 10월 28일부터 12월 20일까지 1층 로비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10월 25일 기준으로는 개막 전입니다. 미리 감상 포인트를 살펴보고 방문 일정을 잡아 보세요.

기계가 보는 풍경에는 무엇이 남을까

이번 전시의 출발점은 사람의 눈과 기계의 시선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사진은 아름다운 순간을 남기는 이미지인 동시에, 기계가 사물을 측정하고 환경을 파악하는 데 쓰이는 정보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그 측정 결과와 오류, 낯선 형태를 작품으로 다룹니다.

〈땅에서 구름으로〉 연작에서는 라이다로 얻은 공간 정보가 풍경으로 나타납니다. 나뭇잎이나 건물의 색을 자연스럽게 보여 주는 일반적인 사진과 비교하기보다, 수많은 점이 어디에 모이고 어디가 비어 있는지 먼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김영경 · 라이다 · 점 구름

김영경(1992년생)은 기술 장치가 세계를 기록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는 작가입니다. 라이다(LiDAR)는 빛을 보낸 뒤 돌아오는 시간을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입니다. 이렇게 얻은 위치 정보가 많은 점으로 모인 것을 점 구름(포인트 클라우드)이라고 합니다.

〈땅에서 구름으로 63〉, 점 사이의 빈틈 보기

아래 작품은 2024년의 〈땅에서 구름으로 63〉입니다. 한 번에 풍경의 정체를 알아내려 하기보다, 점이 빽빽한 부분과 드문 부분을 나누어 보세요. 우리가 사물을 본다고 느끼는 데 얼마나 많은 정보가 필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김영경 〈땅에서 구름으로 63〉, 2024년
김영경, 〈땅에서 구름으로 63〉(2024).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 원본 보기

이런 화면에서는 빠진 부분도 중요한 감상 대상이 됩니다. 어떤 면은 또렷하고 다른 부분은 흐트러져 보인다면, 이를 곧바로 실패한 사진이라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술이 수집한 정보의 형태를 드러내면서, 눈에 익은 사진과 다른 풍경을 만드는 방식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오류와 상상이 만나는 다른 작품들

2026년 작품 〈유령풍경 1-12〉는 도시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낯선 형태와 흔적을 이어 갑니다. 매끈하고 정확한 결과만 기대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장치의 움직임과 기록 방식이 이미지에 남기는 차이를 살펴볼 만합니다.

〈다른 표 위에서〉에는 농지의 변화와 디지털 전환, 미래 농업에 대한 상상 등으로 이어지는 작업이 담깁니다. 일부 이미지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상상도 등장합니다. 다만 전시의 모든 작품이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라이다로 측정한 공간과 인공지능으로 상상한 장면을 구분해 보면 작품들 사이의 차이가 더 잘 보입니다.

감상하면서는 ‘이 장면은 무엇을 보여 줄까’에 이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을까’를 질문해 보세요. 같은 풍경처럼 보여도 카메라, 측정 장치, 인공지능이 남기는 정보는 다릅니다. 작품 설명의 제작 방식을 확인한 뒤 이미지를 다시 바라보면 첫인상과 다른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로비에서 만나는 전시, 방문 시간은 계절에 따라

전시 장소는 별도의 전시실이 아닌 1층 로비입니다. 공식 안내상 도슨트(작품 해설을 맡는 안내자)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작품 설명과 함께 화면의 차이를 천천히 비교하는 관람을 계획하면 좋겠습니다.

  • 기간: 2026년 10월 28일–12월 20일
  • 장소: 서울시립사진미술관 1층 로비
  • 관람료: 무료
  • 평일: 화–금요일 10:00–20:00
  • 주말·공휴일: 10월 10:00–19:00, 11–12월 10:00–18:00
  • 입장 마감: 관람 종료 1시간 전
  • 휴관: 월요일·1월 1일.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개관
  • 주소·문의: 서울 도봉구 마들로13길 68 / 02-2124-7600

사진미술관은 10월 19일부터 27일까지 임시 휴관을 안내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28일 개막 이후에 방문해야 합니다. 특히 10월과 11월의 주말 종료 시간이 달라지는 점을 일정에 반영하세요.

궁금한 점

사진 전공 지식이 없어도 볼 수 있나요?

기술 이름을 모두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점이 모인 방식과 빈 공간을 먼저 보고, 작품 설명에서 어떤 장치를 썼는지 확인해 보세요.

전부 인공지능 이미지인가요?

아닙니다. 라이다로 측정한 정보를 활용하는 작업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상상이 포함된 작업은 구분됩니다. 각각의 제작 방식에 주목해 보세요.

지금 바로 가도 전시를 볼 수 있나요?

전시는 10월 28일 개막 예정입니다. 10월 27일까지의 임시 휴관 기간에는 관람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일정 확인 →

자료·이미지 출처: 서울시립미술관의 《기계적 시선: 접촉하여 보기》 전시 안내 및 서울시립사진미술관 관람 안내. 운영 일정은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