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옷을 입은 인물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다른 벽에는 사람들이 줄을 맞추고, 말과 수레가 행렬을 이룹니다. 덕흥리 고분벽화는 그림 곁의 글씨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고구려의 무덤 그림입니다. 남겨진 기록은 이 공간이 408년에 마련됐음을 알려 줍니다.
덕흥리 고분·묘지명·묵서
덕흥리 고분은 북한 지역에 있는 고구려 벽화무덤입니다. 묘지명은 죽은 사람의 이력과 장례 등을 적은 글이고, 묵서는 먹으로 쓴 글씨입니다. 무덤 안에 남은 그림과 글이 서로의 내용을 이해하는 단서가 됩니다.
그림 속 주인공에게 이름과 연대가 있습니다
앞방에서 안쪽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 위에는 주인공을 소개한 글이 있습니다. 그 이름은 진(鎭)입니다. 글에는 여러 관직과 함께 영락 18년이라는 연대가 남아 있습니다. 광개토왕의 연호인 영락을 오늘의 연도로 바꾸면 408년입니다.
무덤은 앞방과 널방(관을 놓는 안쪽 방)이 이어진 구조입니다. 벽면에는 인물과 행렬을, 천장에는 또 다른 세계를 그렸습니다. 한 장의 그림만 떼어 보기보다 방의 위치와 주변 장면을 함께 보면, 무덤을 어떻게 꾸미려 했는지 이해하기 좋습니다.
줄지어 선 사람과 수레를 따라가 보세요
무덤 주인의 초상은 그를 중심에 두려는 화면 구성을 보여줍니다. 행렬에는 말을 탄 사람들과 수레, 걸어가는 인물들이 어울립니다. 여러 줄로 나눠 배치한 덕분에 앞뒤로 이어지는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마차와 소가 끄는 수레를 각각 주인공과 부인의 수레로 해석합니다. 이처럼 그림에는 당시의 옷차림과 이동 수단을 살필 단서가 있습니다. 다만 인물의 성별과 역할은 복장만 보고 단정하기보다 설명문과 연구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관복 차림의 인물들이 모인 장면도 중요합니다. 사람의 크기와 줄의 방향, 서로 마주하는 자세는 지위와 관계를 화면으로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모든 인물을 같은 크기로 그린 현대의 단체사진과 비교하면 차이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천장에는 사냥과 하늘의 세계가 이어집니다
앞방 천장에는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사냥 장면과 해·달·별, 신선 등 하늘의 존재들이 함께 등장합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이 구성을 죽은 뒤에도 이어지기를 바랐던 삶과 연결해 해석합니다.
벽화는 당시 생활을 연구하는 자료인 동시에, 무덤 주인을 위해 고르고 꾸민 그림입니다. 실제 하루의 사건을 그대로 기록한 장면인지, 바라던 사후의 모습을 그린 것인지는 구분해서 읽어야 합니다. 그림 하나로 고구려 사회 전체의 생활이나 권리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진은 얼굴에서 옷, 주변 장면 순서로
대표 사진에서는 얼굴과 모자, 넓게 펼쳐진 옷의 선을 차례로 살펴보세요. 본문 사진에서는 위아래로 나뉜 인물의 배열과 옷 색의 반복을 비교해 보세요. 벽면의 손상으로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은 상상으로 채우지 않고 남은 흔적부터 읽는 편이 좋습니다.
덕흥리 무덤은 현지 방문 안내보다 공개된 연구 자료와 사진으로 먼저 만나는 대상입니다. 공식 가상전시관에서는 방의 구조와 장면의 위치를 이어 볼 수 있습니다. 평면 사진에서 놓치기 쉬운 벽과 천장의 관계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궁금한 점
덕흥리 고분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무덤 주인의 이름과 408년이라는 연대를 알려 주는 글이 남아 있습니다. 그림의 양식과 고구려의 생활문화를 시기와 연결해 연구할 수 있습니다.
벽화의 인물은 모두 실제 사람의 초상인가요?
주인공을 표현한 초상과 행렬의 여러 인물은 성격이 다릅니다. 개별 인물의 신원이나 실제 사건까지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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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공식 유물·유적 안내 · 해설·연구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