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조각을 보면 먼저 이름부터 외워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얼굴에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눈을 뜬 모양과 입가의 선, 고개를 기울인 방향만 살펴도 한 인물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도량으로의 귀환, 전주 서고사 나한》은 그렇게 서로 다른 인물의 모습을 만나기 좋은 전시입니다.
전시는 2026년 11월 29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며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국립전주박물관과 대한불교조계종 서고사가 함께 마련했습니다. 서고사의 십육나한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통해 조각의 표현과 함께, 흩어졌던 문화유산이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를 살핍니다.
전체 모습을 본 뒤, 얼굴과 손으로 시선을 옮겨보세요
한 점 앞에 서면 먼저 얼굴만 가까이 보려 하기보다 인물의 전체 자세를 살펴보세요. 몸이 어느 방향을 향하는지, 손이 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옷자락이 어디로 흐르는지 따라가면 조각의 큰 구성이 보입니다. 그다음 눈과 입, 손끝처럼 작은 부분으로 시선을 옮겨보면 좋습니다.
박물관의 공식 학술대회 홍보물에 실린 나한상은 푸른 머리 부분과 붉은 옷, 무늬가 있는 천이 눈길을 끕니다. 고개를 숙인 방향과 앞쪽으로 뻗은 손이 서로 이어지며 자세를 만듭니다. 색을 한꺼번에 보기보다 얼굴, 옷, 받침을 차례로 나누어 보면 어느 부분에 시선이 머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때 표정이 재미있다고 해서 곧바로 특정한 성격이나 감정을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입가의 선이 내게 웃음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그 인물이 누구인지와 어떤 의미로 표현됐는지는 설명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눈으로 발견한 특징과 전시가 알려주는 내용을 연결할 때 감상이 더 풍부해집니다.

함께 보이는 조각을 비교하면 차이가 더 잘 드러납니다
십육나한을 만나는 즐거움은 한 점의 인상에만 있지 않습니다. 옆에 있는 조각과 비교하면 같은 듯 다른 자세와 표현이 눈에 들어옵니다. 얼굴의 방향이나 손의 위치처럼 비교할 기준을 하나 정해보세요. 모든 차이를 한 번에 찾아내려 하기보다 한 가지 특징을 따라가면 훨씬 편합니다.
동행이 있다면 각자 가장 눈길이 간 한 점을 골라보는 것도 좋습니다. 왜 그 인물 앞에 오래 머물렀는지 이야기해보세요. 누군가는 옷의 색을, 누군가는 몸의 기울기를 말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고른 부분을 다시 바라보면 처음에는 보지 못했던 세부가 드러납니다.
사진으로 볼 때와 실물을 볼 때의 차이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한 방향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조각은 입체적인 부피를 지닙니다. 관람 동선 안에서 시점을 조금 옮기며 윤곽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세요. 진열장에 기대거나 전시물을 만지는 대신 허용된 거리와 방향에서 관찰하면 됩니다.
흩어졌던 여덟 구가 돌아온 이야기
서고사 나한상에는 환수의 역사가 있습니다. 박물관에 따르면 2004년 십육나한 중 여덟 구가 도난당했습니다. 이후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돌아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 귀환을 기념하고 그동안의 조사와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 이야기를 알고 나면 열여섯이라는 숫자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각각의 조각이 아름답다는 감상을 넘어, 서로 떨어져 있던 인물들이 다시 하나의 무리를 이루었다는 의미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어떤 한 점만 따로 보는 방식과 여러 점의 관계를 함께 보는 방식을 번갈아 써보세요.
도난과 환수의 구체적인 경위는 확인된 기록을 기준으로 읽는 편이 좋습니다. 공개 안내에 없는 이동 경로를 상상해 덧붙이기보다는, 돌아온 조각을 조사하고 기록하는 일이 왜 필요한지 생각해보세요.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말에는 되찾는 일과 그 이후의 연구·보존이 함께 들어갑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제작의 단서도 있습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최근 확인된 발원문을 통해 나한상의 제작 시기가 1695년으로 밝혀졌다고 소개했습니다. 발원문은 조성의 바람이나 경위 등을 적은 기록입니다. 조각의 겉모습을 비교하는 일과 글로 남은 자료를 읽는 일이 만나, 어떤 때에 어떤 뜻으로 만들어졌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지난 10월 15일 열린 연계 학술대회는 CT를 활용한 제작기법 연구, 복장물과 안료 성분 분석 등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복장물은 불상 등에 넣은 물건과 기록을 말합니다. 겉면의 색과 모양만으로 알기 어려운 정보를 과학적인 조사와 문헌 연구로 살핀다는 점에 주목해보세요.
학술대회가 열렸다는 사실을 모든 조사 결과가 이미 확정됐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공식 보도자료는 관련 내용이 12월 조사보고서에 수록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시 설명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과 뒤에 발표될 상세한 연구를 구분하면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관람할 때 가져갈 세 가지 질문
- 표정: 눈과 입, 고개 방향 가운데 어느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오나요?
- 자세: 손과 옷자락의 방향은 인물의 움직임을 어떻게 느끼게 하나요?
- 관계: 한 점을 따로 볼 때와 여러 나한을 함께 볼 때 인상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간단한 메모를 남긴다면 평가보다 관찰을 적어보세요. ‘잘 만들었다’ 대신 ‘고개와 손이 같은 쪽을 향한다’, ‘옷의 무늬가 접힌 부분까지 이어진다’처럼 구체적으로 써보는 것입니다. 나중에 다른 조각을 볼 때도 비교할 기준이 생깁니다. 사진을 찍는다면 현장의 촬영 안내를 먼저 확인하세요.
방문 전에 확인하세요
- 기간·장소: 2026년 9월 16일~11월 29일,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
- 관람료: 이번 특별전은 무료입니다. 주소는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쑥고개로 249입니다.
- 운영 확인: 박물관은 월요일에도 개관한다고 안내합니다. 상설전시실은 10:00~18:00, 입장은 17:30까지이며 특별전의 당일 운영은 공식 공지를 함께 확인하세요.
궁금한 점
불교를 잘 몰라도 관람할 수 있나요?
얼굴과 손, 옷의 색과 형태처럼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부분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나한의 뜻과 각 작품의 설명을 읽으며 한 가지씩 연결해보세요.
본문 홍보물의 10월 15일은 전시 종료일인가요?
그 날짜는 이미 끝난 연계 학술대회 일정입니다. 본문 홍보물은 나한상의 실제 모습을 참고하기 위해 소개했으며, 특별전은 11월 29일까지입니다.
대표 사진은 현재 전시장 모습인가요?
대표 사진은 2024년에 촬영한 국립전주박물관 입구길 참고 사진입니다. 이번 특별전의 설치 전경과 구분됩니다.
전시를 다 본 뒤에는 처음 눈길이 갔던 얼굴을 한 번 더 떠올려보세요. 이제는 표정뿐 아니라 함께 놓인 다른 조각과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이 겹쳐 보일 수 있습니다. 전주에서 만나는 이번 나한전은 한 사람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는 즐거움과 문화유산의 관계를 되짚는 시간을 함께 건넵니다.
자료: 국립전주박물관 전시 안내 · 연계 학술대회 보도자료. 대표 사진: Twotwo2019, 2024년 국립전주박물관 · 사진 원본 · 사진 이용조건. 본문 홍보물: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 홍보물 이용조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