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보러 간다고 하면 먼저 전시장 안의 의자나 조명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부산에서는 그 범위를 조금 넓혀볼 수 있겠습니다. 《디자인-부산2026》은 오래된 공장과 항구, 서점과 복합문화공간을 연결해 도시 곳곳을 창작의 무대로 삼습니다. 물건의 모양을 보는 일과 물건이 만들어지고 쓰이는 장소를 보는 일이 함께 이어지는 행사입니다.
공식 일정은 2026년 11월 5일부터 15일까지입니다. 주제는 ‘바다·사람·환경’입니다. 한 건물에서 모든 프로그램이 열리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공간에 전시와 페어, 포럼, 마켓 등을 나눠 배치합니다. 따라서 행사 전체 기간과 자신이 가려는 프로그램의 날짜를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산업전시관을 포함한 디자인 페어는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BPEX에서 11월 9~11일에 열립니다.
공장을 지우지 않고, 그곳에서 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디자인 주제관은 동일고무벨트 동래공장과 수안아트하우스를 활용합니다. 공식 소개는 1945년부터 이어진 공장의 시간과 고무라는 소재의 역사를 함께 살펴보겠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공간이라도 흰 벽으로 모두 가리고 작품만 놓을 때와, 원래 무엇을 만들던 자리인지 알고 볼 때는 읽히는 내용이 달라집니다.
공장을 찾는다면 전시물과 건물의 흔적을 번갈아 보세요. 어떤 부분이 전시를 위해 새로 놓였고 어떤 부분이 기존 공간의 구조인지 찾아보는 것입니다. 통로의 폭, 천장의 높이, 재료 표면처럼 평소 배경으로 지나치던 요소가 작업을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특정 흔적을 임의로 생산시설이라고 단정하기보다 현장 설명과 함께 확인하면 좋습니다.
이는 오래된 건물을 무조건 남겨야 한다는 단순한 결론과는 다릅니다. 새 쓰임에 맞는 안전과 접근성, 머물기 편한 환경도 필요합니다. 이번 행사를 보며 던져볼 질문은 ‘예전 모습을 얼마나 남겼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과거의 장소를 오늘의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도록 무엇을 바꾸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항구에서 만나는 디자인은 무엇이 다를까요
BPEX에서는 디자인 페어와 포럼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디자인 페어는 글로벌·부산 브랜드·해양레저 기획관, 디자인 산업 전문 전시관, 비즈니스 라운지 등으로 구성됩니다. 항구를 오가는 사람과 물건이라는 도시의 성격을 디자인의 이야기와 함께 읽어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다만 기사 사진은 행사장 건물이 있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의 과거 자료사진으로, 올해 행사 설치 모습은 아닙니다.

페어에서 물건을 볼 때는 외형 다음에 쓰임을 질문해보세요. 누가 어떤 상황에서 쓰는 물건인지, 이동과 보관은 쉬운지, 수리하거나 다시 사용할 방법은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바다’라는 주제가 파란색이나 파도무늬로만 표현됐는지, 바다를 이용하는 사람의 행동과 연결됐는지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출품작의 내용을 미리 평가한 말이 아니라 현장에서 적용해볼 감상 기준입니다.
디자인 편의점에서 지역의 취향을 읽는 방법
‘디자인 편의점’은 부산의 디자이너와 업체가 만든 상품을 소개하는 마켓 프로그램입니다. YES24 수영점 F1963, 해운대 플랫폼, KT&G 상상마당 부산 등이 안내돼 있습니다. 편의점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일반 편의점 매장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지역의 디자인을 생활 소품처럼 가까이 만나는 장치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지역 상품을 볼 때 꼭 유명한 풍경이 그려져 있어야 부산답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료를 구하는 방식이나 쓰는 사람의 생활, 물건에 붙은 짧은 설명에도 지역의 특징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하나 고르고 왜 이 도시에서 나왔는지 설명을 읽어보세요. 관광 기념품을 고르는 즐거움에 만드는 사람의 선택을 알아가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구입을 생각한다면 판매처와 배송, 제작 방식, 관리법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행사에서 본 견본과 실제 판매 상품의 색이나 구성은 다를 수 있습니다. 작은 브랜드의 작업을 알아보는 일과 물건을 구매하는 결정은 각자의 속도로 해도 됩니다. 작품이나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여러 디자인의 해결 방식을 비교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살펴볼 내용이 있습니다.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에서는 과정에 주목하세요
공식 프로그램에는 국제워크숍과 시민워크숍, 디자인 해커톤도 있습니다. 시민워크숍은 김필섭 작가의 목재 키트로 부산 갈매기 모빌을 만드는 경험을 소개합니다. 해커톤은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참가자들이 도시의 문제를 찾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는 방식입니다. 완성된 결과물만 보는 행사에서 창작의 과정을 함께 살펴보는 행사로 관심이 넓어지는 대목입니다.
워크숍이나 포럼은 전시와 달리 별도 신청이나 정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집 안내가 남아 있다고 현재 신청이 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신의 관심이 물건 감상인지, 토론을 듣는 일인지, 직접 만드는 경험인지 먼저 정하면 공식 일정표를 읽기도 쉬워집니다. 모든 장소를 하루에 돌기보다 가까운 장소와 관심 프로그램 두세 개를 묶는 편이 여유롭습니다.
- 장소부터 고르기: 공장의 변화가 궁금하면 디자인 주제관, 제품과 브랜드가 궁금하면 페어를 먼저 살펴보세요.
- 날짜 나누기: 전체 행사 기간은 11월 5~15일이지만 장소와 프로그램별 일정은 다릅니다.
- 참여 방식 확인: 워크숍과 포럼의 예약·정원·관람 조건은 공식 개별 안내를 확인하세요.
- 이동 여유 두기: 동래·부산항·수영·해운대 등의 장소를 지도에서 확인한 뒤 동선을 정하세요.
궁금한 점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아도 볼 만한가요?
물건의 쓰임과 공간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 하나에서 재료와 사용자, 장소의 관계를 찾아보세요.
기간 내내 모든 장소가 같은 시간에 열리나요?
프로그램과 공간별 일정이 다릅니다. 공식 일정표와 개별 장소의 운영 안내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디자인-부산을 보는 한 가지 방법은 도시 전체를 완성된 작품처럼 보는 대신 여러 선택이 쌓이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생산하던 장소에 무엇을 더할지, 바다와 살아가는 생활을 어떤 물건으로 바꿀지, 시민의 생각을 어떻게 모을지. 서로 다른 장소가 같은 질문을 나눌 때 도시의 디자인은 전시장 바깥에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료: 디자인-부산2026 공식 프로그램 및 부산광역시 사상구 산업전시관 안내. 대표 사진: Christophe95,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2018). 사진 원본 · 사진 이용조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