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허쉬만 리슨 전시, 화면 속 ‘나’를 다시 보는 무료 관람 가이드

SNS 프로필 속 모습과 평소의 나는 얼마나 같을까요? 서울시립미술관의 《린 허쉬만 리슨: 나의 [나]들》은 이런 일상의 질문에서 출발해 볼 만한 전시입니다. 가상의 인물, 관객에게 말을 거는 화면, 카메라가 달린 인형이 ‘나’라는 존재를 다른 각도에서 보여줍니다.

사진·영상·컴퓨터 등을 표현 도구로 쓰는 미디어아트를 낯설게 느꼈다면, 작품이 관객에게 어떤 행동을 건네는지 먼저 살펴보세요. 이야기를 선택하거나 화면과 대화하는 순간이 감상의 실마리가 됩니다.

서소문본관에서 만나는 무료 전시

전시는 2026년 10월 21일부터 2027년 2월 2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3층에서 열립니다. 미국 작가 린 허쉬만 리슨의 약 60년에 걸친 작업을 소개하며, 작품 약 200점을 여섯 개의 주제로 나눠 보여줍니다. 관람료는 무료이고 전시 관람에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린 허쉬만 리슨 · 페르소나

린 허쉬만 리슨(Lynn Hershman Leeson, 1941년생)은 정체성과 기술의 관계를 다뤄 온 미디어 작가이자 영화감독입니다. 페르소나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는 모습이나 만들어 낸 인격을 뜻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직접 만든 가상 인물을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첫 번째 관람 포인트: 가상의 사람이 현실을 살면

〈로베르타 브라이트모어〉(1973–1978)는 이름과 외모, 말투와 행동까지 갖춘 가상 인물을 만든 작업입니다. 작가는 이 인물의 모습으로 실제 사회 속에서 활동했고, 그 과정의 사진과 문서 등이 작품의 일부가 됐습니다.

여기서는 ‘가짜 인물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만들었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세요. 옷차림과 표정, 서류에 적힌 정보가 한 사람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살피면 좋습니다. 오늘날 온라인 프로필을 꾸리는 일과 비교해 보는 것도 하나의 감상 방법입니다.

두 번째 관람 포인트: 내가 고르는 〈로나〉의 이야기

서울시립미술관에 설치된 린 허쉬만 리슨의 로나, 초록색 방 안의 텔레비전과 의자
린 허쉬만 리슨, 〈로나〉, 1979–1984, 설치 전경. 사진: 코코아 픽쳐스(김윤재) ©Cocoa Pictures.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공식 자료

〈로나〉는 텔레비전과 가구가 놓인 생활 공간을 바탕으로 한 영상 설치입니다. 관객은 리모컨으로 선택하며 인물의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진 영상을 보기만 하는 방식과는 다릅니다.

이 작품을 볼 때는 선택의 결과뿐 아니라 ‘왜 나는 이쪽을 골랐을까’를 생각해 보세요. 같은 인물의 이야기도 관객의 선택에 따라 다르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화면 앞의 관객 역시 작품을 움직이는 한 사람이 되는 셈입니다.

인터랙티브 작품

관객의 선택이나 움직임에 반응하는 작품을 말합니다. 이번 전시의 〈로나〉, 〈딥 컨택트〉, 〈에이전트 루비〉는 한국어 서비스가 마련돼 있어 이야기와 상호작용을 따라가는 데 도움을 줍니다.

세 번째 관람 포인트: 인형이 나를 바라볼 때

〈틸리, 텔레로보틱 인형〉(1995)과 〈사이버로베르타〉(1996/2026)는 인형과 카메라, 기술을 연결합니다. 텔레로보틱은 멀리서 기계에 연결하거나 기계를 조작하는 기술을 가리킵니다. 익숙한 인형을 보면서도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내가 바라보는 대상’과 ‘나를 바라보는 장치’의 관계가 달라집니다.

전시의 뒤쪽 주제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생명공학으로 이어집니다. 기술의 원리를 전부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기술이 내 얼굴과 말, 몸에 관한 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생각하며 보는 편이 좋습니다. 작가가 오래전부터 던져 온 질문이 지금의 일상과 만나는 지점입니다.

방문 전 확인할 관람 정보

전시 린 허쉬만 리슨: 나의 [나]들
기간·장소 2026.10.21.–2027.2.21.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3층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평일 화–목 10:00–20:00 / 금 10:00–21:00
주말·공휴일 10월 10:00–19:00
11월–2월 10:00–18:00
입장·휴관 입장은 종료 1시간 전까지
월요일·1월 1일 휴관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개관
관람료·해설 무료, 전시 관람 사전 예약 불필요
전시 해설 화–일 15:00
문의 02-2124-8868

영상과 참여형 작품을 충분히 보려면 90분에서 2시간 정도를 여유 있게 잡는 것을 권합니다. 이는 권장 관람 시간이며, 작품을 보는 속도와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히 11월부터는 주말 종료 시간이 한 시간 빨라집니다.

궁금한 점

미디어아트를 처음 봐도 괜찮을까요?

가상 인물의 옷차림이나 방 안의 가구처럼 눈에 들어오는 것부터 살펴보면 됩니다. 관객에게 어떤 선택을 요청하는지 확인하면 작품에 다가가기 한결 편합니다.

한국어로 체험할 수 있나요?

〈로나〉, 〈딥 컨택트〉, 〈에이전트 루비〉에는 한국어 서비스가 마련돼 있습니다. 각 작품 앞의 안내를 따라 관람하면 됩니다.

저녁에 방문해도 되나요?

평일에는 가능합니다. 화–목은 오후 8시, 금요일은 오후 9시에 닫습니다. 마지막 입장은 각각 오후 7시와 오후 8시입니다. 운영시간과 해설 일정은 방문 전 공식 안내를 다시 확인하세요.

서울시립미술관 공식 전시 안내 →

자료: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안내 및 2026년 10월 20일 보도자료. 대표사진: 《린 허쉬만 리슨: 나의 [나]들》 전시 전경, 코코아 픽쳐스(김윤재) ©Cocoa Pictures, 서울시립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