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트페어, 작품을 사지 않아도 즐거운 주말 감상법

마음에 드는 그림 앞에서 오래 머물고, 처음 듣는 작가의 이름을 적어오는 것. 아트페어를 즐기는 데 꼭 작품 구매가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화랑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서로 다른 취향을 나란히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이번 주말 대구에서는 그 기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19회 대구국제아트페어 ‘DIAF 2026’이 대구 엑스코 동관 4·5·6홀에서 11월 1일까지 열립니다. 10월 29일 프리뷰를 거쳐 일반 관람은 10월 30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주최 측은 국내외 103개 화랑의 참여를 안내했습니다. 남은 일반 관람일은 10월 31일 토요일과 11월 1일 일요일입니다. 이름을 아는 작가만 찾아다니기보다, 나의 시선을 붙잡는 작품을 발견하는 나들이로 계획해보면 좋습니다.

DIAF와 아트페어

DIAF는 대구국제아트페어의 영문 약칭입니다. 아트페어는 여러 화랑이 각자의 전시 공간인 부스를 꾸며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행사입니다. 하나의 주제로 구성된 미술관 전시와 달리, 부스마다 작가와 작품을 고르는 방식이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첫 바퀴는 ‘내가 멈추는 곳’을 찾아보세요

규모가 큰 아트페어에서는 모든 작품을 자세히 보려다 오히려 금방 지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 구역을 가볍게 둘러보며 유난히 발길이 느려지는 부스를 찾아보세요. 선명한 색에 끌리는지, 작은 조각 앞에서 오래 머무는지, 사람의 얼굴이 있는 그림을 자꾸 보게 되는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관람의 방향이 생깁니다.

두 번째에는 마음에 남은 곳으로 돌아가 작품 한두 점을 천천히 봅니다. 멀리서 전체 구도를 보고, 허용된 관람 거리 안에서 표면과 재료를 살펴보는 방식입니다. 같은 그림도 멀리서는 큰 색 덩어리가 먼저 보이고, 가까이서는 붓질의 흔적이나 겹쳐진 선이 눈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작품에 손을 대거나 촬영을 하기 전에는 부스의 안내를 확인해주세요.

주최 측은 올해 행사 소개에서 거장들의 작업과 동시대 신진 작가의 작품을 함께 소개하고, 새로운 화랑을 발견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명한 이름을 확인하는 재미에 더해, 처음 본 작가의 작업이 왜 눈에 들어오는지 생각해보면 관람이 한층 개인적인 경험이 됩니다.

실제 출품작으로 보는 두 가지 색의 분위기

공식 계정이 소개한 하나 갤러리 A54 부스의 작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김별의 《My own season》은 2025년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작품입니다. 공개된 이미지에서는 숲과 화면 중앙의 형상이 황금빛으로 이어집니다. 배경과 중심 대상이 비슷한 색으로 묶여 있는데도 어떻게 서로 구분되는지 살펴볼 만합니다.

먼저 화면에서 가장 밝은 곳을 찾아보세요. 그다음 빛이 닿지 않는 부분과 비교하면, 색의 종류만큼 밝고 어두운 차이가 장면의 깊이를 만든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면이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낯설고 비현실적으로 보이는지는 관람객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정해진 감정 하나를 찾기보다 내 반응을 출발점으로 삼아도 좋습니다.

같은 게시물에는 문설의 《Admiration 139》도 소개돼 있습니다. 2026년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작품으로, 공개 이미지에는 주황빛 하늘과 물가의 사람들이 보입니다. 앞선 작품이 화면 전체를 하나의 빛으로 감싸는 듯하다면, 이 그림에서는 하늘과 물, 사람의 움직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작품의 정답을 설명하기 위한 구분이 아니라 두 화면을 자세히 보기 위한 감상 제안입니다.

출처: DIAF 공식 인스타그램·하나 갤러리. 김별 《My own season》(2025), 문설 《Admiration 139》(2026) 등 소개 작품. 사진을 넘겨 볼 수 있습니다. 원본 게시물 보기 ↗

현장에서 다시 만난다면 온라인 이미지와 실제 화면의 차이도 살펴보세요. 김별 작품의 크기는 130.3×193.9cm, 문설 작품은 90.9×72.7cm로 안내돼 있습니다. 휴대전화에서는 비슷한 크기로 보이던 이미지가 실제로는 몸 앞에서 전혀 다른 비중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색뿐 아니라 작품의 크기와 세로·가로 방향도 감상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비교하기 좋은 사례입니다.

김별 · 문설

이번 DIAF에서 하나 갤러리가 소개하는 작가들입니다. 위 두 작품은 모두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작업이며, 공식 게시물에서 이미지와 치수를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화와 작품 크기

유화는 기름 성분으로 만든 물감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위 두 작품의 공식 소개에는 ‘Oil on canvas’로 표기돼 있습니다. 작품 치수는 세로와 가로를 함께 살펴보면 좋습니다. 작은 화면에서 본 인상과 실제 작품 앞의 느낌이 달라지는 이유를 이해하는 단서가 됩니다.

방문 전에 화랑 목록에서 세 곳만 골라보세요

공식 홈페이지에는 참여 화랑 목록과 온라인 뷰잉룸이 마련돼 있습니다. 화랑의 이름과 지역, 소개 작품을 미리 살펴보고 궁금한 곳 세 군데 정도를 정해두면 현장에서 방향을 잡기 편합니다. 목록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찾았다면 작가 이름과 화랑 이름을 함께 적어두세요. 작품 제목만 기억하는 것보다 다시 찾기가 수월합니다.

지역을 비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공식 참여 목록에는 대구뿐 아니라 서울, 부산, 청주, 경주 등의 화랑이 소개돼 있습니다. 평소 사는 곳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화랑을 골라보면, 이번 관람을 이후의 전시 나들이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관심 화랑이 배치도 어느 구역에 있는지 함께 표시해두면 이동 동선을 정리하기 편합니다.

다만 홈페이지에서 본 작품이 현장에서도 항상 같은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방문 전 자료는 관심 목록을 만드는 데 활용하고, 당일 전시 상황은 해당 부스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작품을 찾는 과정에서 같은 작가의 다른 작업이나 예상하지 못한 재료를 만나는 것도 아트페어의 재미입니다.

온라인 뷰잉룸과 도슨트

온라인 뷰잉룸(OVR)은 웹에서 작품과 화랑 정보를 살펴보는 공간입니다. 도슨트는 작품과 전시를 설명하는 안내자 또는 그 해설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미리 작품을 살펴본 뒤 현장의 해설을 들어보면, 혼자 볼 때와 다른 관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말 도슨트는 현장에서 예약합니다

DIAF 공식 안내에 따르면 도슨트 프로그램은 현장 도슨트 데스크에서 예약하며 한국어로 진행합니다. 10월 31일 토요일은 11시 30분·13시 30분·15시 30분·17시 30분, 11월 1일 일요일은 11시 30분·13시 30분·15시 30분으로 안내돼 있습니다. 해설을 듣고 싶다면 입장 후 먼저 데스크에서 당일 참여 가능 여부를 확인해보세요.

주최 측은 세 가지 테마의 프로그램을 예고했습니다. 예약 방식과 시작 시간은 확인되지만, 원하는 회차에 참여할 수 있는지는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해설을 들은 뒤 혼자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을 한 점 정해두면, 설명에서 들은 내용과 내 눈으로 발견한 부분을 비교하는 재미도 생깁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마치는 시간이 다릅니다

참여 갤러리 호리아트스페이스의 공식 행사 안내에 따르면 10월 31일은 11시부터 19시 30분까지, 11월 1일은 11시부터 18시까지입니다. 일요일에는 토요일보다 일찍 끝나므로 이동 계획을 세울 때 차이를 확인해주세요. 장소는 대구 엑스코 동관 4·5·6홀입니다. 다른 관이나 주변 전시장으로 잘못 가지 않도록 행사 이름과 동관 표기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권은 공식 티켓 안내에서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입장 가능한 것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입장권 종류별 가격과 적용 조건, 입장 마감은 방문 전 공식 예매 안내에서 확인해주세요. 도슨트가 있다는 이유로 모든 회차가 자동 예약되는 것은 아니므로, 관람권 확인과 현장 해설 예약을 나누어 준비하면 편합니다.

전시장에서는 작품을 많이 봤다는 기록보다 ‘왜 이 작품이 남았을까’라는 질문 하나를 가져오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마음에 든 작품의 색, 재료, 크기와 함께 그 앞에서 떠오른 생각을 한 줄 남겨보세요. 이번 대구 나들이가 나의 취향을 조금 더 또렷하게 발견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작품을 살 계획이 없어도 관람할 수 있나요?

공식 사이트는 일반 관람권을 별도로 안내합니다. 작품 거래가 이뤄지는 행사이지만 여러 화랑의 전시를 둘러보는 관람도 가능합니다. 현장에서는 구매 의사와 관계없이 전시 안내와 관람 예절을 지켜주세요.

처음 가는데 무엇부터 보면 좋을까요?

공식 목록에서 관심 화랑 몇 곳을 골라두고, 현장에서는 한 구역을 먼저 둘러보세요. 마음에 남은 작품에 다시 돌아가 색·재료·크기를 비교하면 모든 부스를 빠르게 지나치는 것보다 취향을 발견하기 쉽습니다.

일요일에도 늦은 오후 도슨트가 있나요?

11월 1일의 공식 마지막 안내 회차는 15시 30분입니다. 토요일에는 17시 30분 회차도 있지만 일요일 일정과 다릅니다. 현장 데스크에서 예약과 당일 운영 상황을 확인해주세요.

DIAF 공식 관람 안내 → 참여 화랑과 배치도 보기 →

자료: DIAF 2026 공식 홈페이지·공식 인스타그램, 호리아트스페이스 DIAF 2026 참가 안내. 관람 일정과 프로그램은 기관의 최신 안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