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 둥근 듯 조금 다른 모양을 즐기는 법

멀리서는 둥근 흰 항아리 하나입니다. 조금 더 바라보면 어깨의 높이, 옆으로 불룩한 정도, 입과 굽의 크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달항아리는 무늬가 적어 심심한 그릇이기보다 작은 차이를 오래 보게 하는 그릇입니다. 완벽한 원을 찾는 대신 어디가 조금씩 다른지 살펴보세요.

백자·달항아리·유약

백자는 희게 구워지는 바탕흙에 유약을 입혀 만든 자기입니다. 달항아리는 둥근 몸통과 흰빛이 달을 떠올리게 하는 백자 항아리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유약은 그릇 표면에 입혀 구우면 유리질 층이 되는 재료입니다.

대표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건희1601.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 원본 자료

 

둥근 몸통 위아래의 작은 입과 굽을 보세요

이 글의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백자달항아리, 건희1601입니다. 박물관은 조선시대 작품으로 분류하며 높이 34.3cm, 너비 32.8cm로 안내합니다. 넓어진 몸통에 비해 입과 굽은 작게 보입니다.

박물관의 짧은 소장품 안내에는 구체적인 제작 연도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다른 달항아리의 연대나 국보 지정 정보를 이 작품에 그대로 붙이지 않았습니다. 같은 이름의 항아리도 크기와 형태, 제작 시기와 소장처가 다릅니다.

 

완벽한 공 모양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큰 달항아리를 만들 때 위와 아래를 따로 빚어 이어 붙이는 방식이 흔히 쓰였다고 설명합니다. 큰 형태를 한 번에 물레로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이음 부위가 조금 어긋나거나 좌우가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설명은 큰 달항아리의 일반적인 제작 특징입니다. 건희1601의 구체적인 접합 위치나 제작 과정을 확인한 조사 결과처럼 읽어서는 안 됩니다. 사진 속 가로선이나 색 차이만 보고 이음선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감상할 때는 입의 중심에서 아래로 선을 내린다고 상상해 보세요. 양쪽 어깨와 몸통이 똑같이 벌어지는지, 어느 부분이 더 팽팽해 보이는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차이를 찾아도 곧바로 흠이나 의도적인 장식이라고 이름 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비스듬히 놓아 굽과 바닥이 드러난 조선 백자 달항아리 건희1601
백자 달항아리의 바닥과 굽, 건희1601.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 사진 출처

 

흰색 하나 안에도 빛의 차이가 있습니다

백자 표면은 종이 위의 한 가지 흰색처럼 균일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유약의 상태와 바탕흙, 빛이 닿는 방향에 따라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생깁니다. 둥근 몸통의 그늘을 따라가면 형태가 더 선명해집니다.

사진에서도 밝은 반사와 작은 점, 옅은 색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의 색은 조명과 촬영 조건, 화면 설정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한 장의 사진만으로 원래 색을 확정하거나 모든 얼룩의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달항아리는 한 점의 보통명사가 아닙니다

달항아리라는 이름은 특정 국보 한 점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 등 여러 기관의 소장품 가운데 같은 이름으로 소개되는 항아리가 있습니다. 오늘날 작가들이 새로 만든 달항아리도 별도로 구분해야 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백자 달항아리 항목은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국보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이 글에 실은 건희1601과는 다른 유물입니다. 작품 사진 옆의 소장품번호를 확인하면 비슷한 흰 항아리들의 정보를 섞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감상의 끝에서 다시 전체를 바라보세요. 처음에는 단순한 공처럼 보였던 모양 안에 입과 어깨, 몸통과 굽의 관계가 보일 것입니다. 달항아리의 매력은 정답을 찾는 데 있기보다 작게 다른 형태를 눈으로 따라가는 데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달항아리는 모두 높이가 40cm를 넘나요?

큰 달항아리를 설명할 때 40cm 이상을 기준으로 드는 자료가 있습니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은 높이 34.3cm인 건희1601도 백자달항아리로 등록했습니다. 개별 작품의 공식 명칭과 치수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비대칭은 장인이 일부러 만든 것인가요?

제작과 접합, 굽는 과정에서 형태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개별 작품에 대한 근거 없이 모두 의도적인 비대칭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의 감상과 당시 제작 의도는 구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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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공식 해설·소장품 안내 · 관련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