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제목을 읽기 전에 표면부터 바라보면 어떨까요? 붓이 지나간 흔적, 반복되는 선, 매끄럽게 빛나는 부분만 따라가도 작품마다 다른 인상이 드러납니다. 노원아트뮤지엄에서 열리는 《SeMA Collection: 시선의 결》은 이런 작은 차이를 발견하며 보기 좋은 전시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노원문화재단이 함께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김창열, 박서보 등을 포함한 18명 작가의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20점이 소개됩니다. 회화와 한국화, 공예, 사진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납니다.
SeMA Collection과 ‘결’
SeMA는 서울시립미술관을 가리키는 이름이며, Collection은 소장품을 뜻합니다. 작품의 ‘결’은 재료의 표면뿐 아니라 선을 긋고 색을 쌓는 방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가까이, 그다음 한 걸음 뒤로
작품을 볼 때는 안전한 거리에서 표면의 작은 차이를 눈으로 살펴보세요. 선이 가지런히 반복되는지, 붓질의 방향이 바뀌는지, 빛을 받는 부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표면이 궁금하더라도 작품에 손을 대지는 않아야 합니다.
그다음 조금 물러서서 전체 구성을 봅니다. 가까이에서 따로 보이던 자국이 멀리서는 하나의 리듬이나 덩어리로 읽힐 수 있습니다. 이처럼 거리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같은 작품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김창열의 물방울과 박서보의 묘법을 만나는 자리
전시 그래픽을 디자인한 웅 스튜디오는 소개 글에서 김창열의 물방울과 박서보의 묘법을 이번 전시의 작품 세계로 언급합니다. 두 이름이 익숙하지 않더라도, 화면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살피는 데서 시작해 보세요.
물방울이라는 구체적인 형상에 먼저 눈길이 갈 수도 있고, 반복된 선이나 흔적의 규칙이 궁금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작품을 비교할 때는 무엇이 더 뛰어난지 고르기보다, 어느 부분에서 시선이 멈추는지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묘법
박서보가 반복되는 행위와 화면의 흔적을 통해 이어온 작업의 이름입니다. 같은 자국처럼 보여도 간격과 방향, 재료가 만드는 차이를 살피며 볼 수 있습니다.
포스터도 ‘자세히 보는 눈’을 제안합니다
전시의 키 비주얼(여러 홍보물에 공통으로 쓰는 중심 이미지)은 가늘게 뜬 눈의 형태를 사용합니다. 웅 스튜디오는 작품의 결을 자세히 보려는 눈을 표현했다고 설명합니다. 이 형태는 포스터와 안내물, 질문 엽서 등으로 이어집니다.
작품을 보러 들어가기 전 만나는 그래픽도 관람의 작은 힌트가 되는 셈입니다. 아래 디자이너의 원문 게시물에서는 실제 전시 그래픽과 홍보물 구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문 정보
전시는 2026년 11월 29일까지 노원문화예술회관 4층 노원아트뮤지엄에서 열립니다. 주소는 서울 노원구 중계로 181입니다.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쉽니다.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작품을 모두 같은 속도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두세 점을 골라 표면과 전체 모습을 번갈아 살펴보세요. 방문 전 운영 변경은 노원문화재단 공식 전시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미술 용어를 몰라도 즐길 수 있나요?
먼저 보이는 선과 색, 반복되는 모양을 찾아보세요. 그 뒤 작품 이름과 설명을 읽으면 자신이 본 것과 비교하기 좋습니다.
표면의 질감을 만져볼 수 있나요?
작품에는 손을 대지 않고 눈으로 감상합니다. 현장의 관람 거리와 촬영 안내도 따라 주세요.
자료: 노원문화재단·서울시립미술관 공식 전시 안내, 웅 스튜디오 전시 그래픽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