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마음에 드는 유물을 만났을 때, 보통은 사진을 찍거나 이름을 기억해 둡니다. 그런데 그 유물의 모양을 직접 입고 무대에 오른다면 어떨까요. 오래된 그릇과 장식이 누군가의 옷과 몸짓이 되는 순간, 감상은 새로운 놀이로 바뀝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 공식 SNS에 공개한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 결선 현장 영상이 이런 장면을 보여줍니다. 국립박물관 유물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행사입니다. 지금 눈여겨볼 부분은 누가 가장 닮게 만들었는가보다, 관람객이 유물을 자기 방식으로 표현하는 창작자가 됐다는 점입니다.
이번 글은 새로운 참가 모집 안내가 아닙니다. 이미 진행된 행사의 현장 기록을 통해, 문화유산을 즐기는 방식이 어떻게 넓어지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국중박 분장놀이
‘국중박’은 국립중앙박물관을 줄여 부르는 말입니다. 분장놀이는 국립박물관의 유물을 개인이나 팀이 창의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하는 참여 행사입니다. 올해 공식 안내는 전국 14개 국립박물관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구성됐습니다.
유물 코스프레
코스프레는 인물이나 대상을 의상·분장·동작으로 표현하는 활동입니다. 여기서는 유물의 모양과 특징을 사람의 몸과 옷으로 옮깁니다. 원래 유물을 바꾸거나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만든 표현물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유물을 입으려면 먼저 자세히 보게 됩니다
유물을 눈으로 볼 때는 ‘예쁘다’, ‘신기하다’는 인상만 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양을 직접 표현하려 하면 질문이 구체적으로 바뀝니다. 어디가 가장 넓은지, 무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멀리서도 알아볼 특징은 무엇인지 보게 됩니다.
가령 둥근 그릇을 옷으로 만든다고 상상해 보세요. 몸통을 얼마나 부풀려야 할지, 입구의 선을 어디에 놓을지, 움직일 때 어떤 모습일지 골라야 합니다. 이는 특정 참가작의 제작 과정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 보는 것과 만드는 것의 차이를 떠올려 보는 예입니다.
특징을 고르는 일 자체가 감상의 한 방식이 됩니다. 똑같은 유물을 출발점으로 삼아도 어떤 사람은 전체 윤곽을, 다른 사람은 작은 무늬를 중심에 놓을 수 있습니다. 그 선택에는 만든 사람의 취향과 해석이 들어갑니다.
실제 결선 현장에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아래는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계정이 공개한 결선 현장 영상입니다. 참가자들이 유물의 특징을 어떻게 의상과 움직임으로 옮겼는지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 마음에 드는 표현을 찾았다면, 무엇 때문에 원래 유물이 떠오르는지 짚어 보세요.
출처: 국립중앙박물관(@nationalmuseumofkorea) · 분장놀이 결선 현장 영상 바로가기 ↗
영상의 첫 화면에는 금빛 의상을 입고 조각처럼 자세를 취한 참가자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복장에 눈길이 가더라도, 한 번 더 볼 때는 만드는 방법을 상상해 볼 만합니다. 원래 유물의 어느 부분을 크게 강조했는지, 서 있을 때와 움직일 때 인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는 것입니다. 닮은 점 하나를 찾는 것만으로도 감상은 훨씬 구체적이 됩니다.
관람객의 역할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전시장에서는 보통 박물관이 고른 유물을 관람객이 만납니다. 이런 참여 행사에서는 관람객이 다시 유물을 고르고, 자신의 해석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줍니다. 설명을 듣는 사람에서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으로 역할이 넓어지는 셈입니다.
여기서 창작은 꼭 정교한 기술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많은 특징 가운데 무엇을 남길지, 어떤 재료로 느낌을 살릴지, 짧은 동작으로 무엇을 전할지 결정하는 것도 창작입니다. 익숙한 문화유산이 새로운 표현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 관심이 시작되는 순간 | 한 걸음 더 즐기는 방법 |
|---|---|
| 유물의 모양이 눈에 들어올 때 | 가장 인상적인 선이나 무늬 하나 찾기 |
| 참가자의 표현이 재미있을 때 | 원래 유물과 연결되는 특징 짚어 보기 |
|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을 때 | 종이에 윤곽을 그려 나만의 표현 구상하기 |
위 표는 대회의 심사 기준이 아니라, 영상을 보고 문화유산을 더 즐기기 위한 아트코포스트의 제안입니다. 결과의 완성도보다 어떤 특징에 마음이 갔는지 생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영상 다음에는 ‘원래 유물’을 찾아보세요
짧은 영상은 관심을 여는 좋은 입구입니다. 다만 재미있는 복장만 기억하고 끝나면, 표현의 출발점이 된 유물을 놓치기 쉽습니다.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 박물관의 소장품 자료에서 원래 모습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왜 이런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어디에 쓰던 물건일까’ 같은 질문을 하나만 붙여도 충분합니다. 의상에서는 크게 보였던 부분이 원래 유물에서는 아주 작을 수도 있습니다. 그 차이를 발견하면 참가자가 무엇을 강조했는지도 새롭게 보입니다.
수상이나 유행 여부를 떠나, 이런 활동은 문화유산을 가까이 두고 생각하는 방법을 하나 더 보탭니다. 정답을 맞히는 공부에 앞서, 좋아하는 대상을 고르고 자세히 보는 경험이 생기는 것입니다.
올해 참가 모집은 끝났습니다
2026년 공식 모집 공고의 신청 기간은 6월 8일~7월 31일이었고, 결선은 9월 19일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리는 일정으로 안내됐습니다. 현재는 공개된 현장 기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음 행사 일정은 별도 공식 공지를 확인해 주세요.
다음 박물관 나들이에서 해볼 작은 놀이
대회에 나가지 않아도 비슷한 관찰을 해볼 수 있습니다. 함께 간 사람과 각자 마음에 드는 유물 하나를 고른 뒤, ‘이걸 옷으로 만든다면 어느 부분을 살릴까’ 이야기해 보세요. 촬영이 허용된 곳에서는 사진을 참고하고, 돌아와 간단히 스케치해도 좋습니다.
직접 착용할 물건까지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유물의 실루엣(전체 윤곽)을 종이에 그려 보는 것만으로도 무심코 지나친 모양이 눈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같은 유물을 골랐는데 전혀 다른 그림이 나왔다면, 그것도 서로의 감상을 나누는 재미입니다.
분장놀이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장면은 오래된 물건과 오늘의 사람이 함께 새 이야기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박물관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사진이나 기념품뿐만이 아닙니다. 나도 무언가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좋은 관람의 흔적이 될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지금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나요?
이번 글은 모집 안내가 아닙니다. 올해 행사는 이미 결선 현장 기록이 공개된 단계입니다. 다음 참가 기회는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채널에서 새 공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영상에서 무엇을 먼저 보면 좋을까요?
눈에 띄는 표현 하나를 고른 뒤, 어떤 모양이나 무늬가 유물을 떠올리게 하는지 보세요. 이어서 원래 유물 자료를 찾아 비교하면 더 흥미롭습니다.
박물관에 분장한 채 방문해도 되나요?
행사 참여와 일반 관람은 운영 조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의상이나 소품을 준비해 방문하려면 해당 박물관의 관람 규정과 행사 안내를 먼저 확인해 주세요.
자료 확인: 2026년 10월 21일 기준. 국립중앙박물관 2026년 공식 모집 안내, 공식 결선 현장 기록을 참고했습니다. 참여 문화에 관한 해석과 감상 방법은 아트코포스트의 편집 의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