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멋진 제품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어 준다면, 디자이너는 그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까요. 디자인코리아 2026이 공개한 국제컨퍼런스 프로그램은 이 질문을 취향과 판단, 기록과 쓰임의 문제로 넓혀 놓습니다. 보기 좋은 결과를 고르는 일과 실제로 쓸 수 있는 물건을 만드는 일 사이에는 여전히 많은 선택이 남아 있습니다.
디자인코리아와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함께 마련하는 컨퍼런스는 2026년 11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AI 도구를 만드는 창업자부터 가구 디자이너, 문화기관의 시각 디자인을 맡은 창작자까지 참여합니다. 공개된 강연 주제를 따라가면 지금 디자인계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코리아와 DK × SDF
디자인코리아는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디자인 행사입니다. 2026년 본전시는 11월 25~29일 코엑스 B홀에서 열립니다. DK × SDF는 디자인코리아와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함께 여는 국제컨퍼런스의 이름입니다.
스케치가 제품이 되기까지, 무엇이 달라질까
첫 번째 세션에서는 조던 테일러가 스케치부터 양산(같은 제품을 여러 개 생산하는 단계)까지 이어지는 AI 디자인 과정을 다룹니다. 그는 AI 기반 디자인 도구인 비즈콤의 공동 창업자입니다. 프로그램이 던지는 질문은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를 다음 작업자에게 넘기고, 수정한 뒤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의자를 디자인한다면 정면에서 멋져 보이는 이미지 한 장으로 작업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옆에서 본 모양과 몸이 닿는 면, 재료의 두께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이미지를 빨리 만드는 도구가 생기면 여러 가능성을 비교할 기회는 늘어납니다. 그 가운데 어떤 형태를 더 발전시킬지 고르는 판단은 별개의 과제로 남습니다.
비즈콤·핸드오프·AX
비즈콤(Vizcom)은 디자인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AI 기반 도구입니다. 핸드오프(Handoff)는 한 단계의 작업을 다음 담당자에게 넘기는 일을 뜻합니다. 이번 행사의 AX는 AI와 첨단 기술로 디자인 과정과 사용자 경험이 바뀌는 ‘전환’을 가리킵니다.
같은 도구를 쓰면, 같은 디자인이 나올까
카스페르 아스무센의 강연은 이런 변화 속에서 취향과 확신이 왜 중요한지 묻습니다. 그는 디자인·기술을 연결하는 에이전시 어보브의 공동 창업자입니다. 공식 소개는 비슷한 AI 도구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디자이너 고유의 관점과 방향을 선택하는 능력에 주목합니다.
일반 독자에게도 익숙한 문제입니다. 이미지 여러 장을 넘기며 ‘예쁘다’고 느끼는 것과 내 생활에 오래 두고 싶은 물건을 고르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손잡이가 편한지, 주변 물건과 어울리는지, 자주 쓰는 상황에 맞는지가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디자인을 볼 때 ‘어떤 느낌을 만들었나’와 함께 ‘누구의 어떤 행동을 생각했나’를 물어보면 좋습니다.
노트르담의 새 얼굴, 기록도 디자인 재료가 된다
또 다른 세션에서는 c-album의 로랑 웅거러와 라파엘 전이 노트르담 대성당의 새로운 시각 디자인을 만든 과정을 소개합니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이들은 대성당의 역사와 건축적 상징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옮기는 방법을 탐구했습니다. 이번 강연은 중세 원고에서 영감을 얻은 큰 책을 활용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새로움을 만드는 재료가 항상 새로운 기술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래된 장소의 구조와 기록을 읽는 일이 새로운 글자와 안내 체계를 만드는 출발점이 됩니다. 낯선 건물에서 표지판을 보고 길을 찾는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시각 디자인은 장소의 첫인상을 만들면서 동시에 사람의 이동을 돕습니다.
시각 정체성과 에르완 부홀렉
시각 정체성(비주얼 아이덴티티)은 글자·색·기호 등을 일관되게 사용해 기관이나 장소를 알아보게 하는 디자인 체계입니다. 에르완 부홀렉은 가구와 일상용품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프랑스 디자이너로, 이번 컨퍼런스에서 디자인의 서로 다른 영역을 오간 경험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에르완 부홀렉이 말할 ‘우아함’, 겉모습 너머의 관계
에르완 부홀렉의 세션은 여러 디자인 영역을 오가며 발견한 우아함을 주제로 합니다. 공식 소개는 대량생산과 작은 작업실, 첨단 기술과 전통 공예,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를 오간 경험에 주목합니다. 여기서 우아함은 장식을 얼마나 더했는지보다 사람과 사물, 기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관한 태도로 제시됩니다.
물건을 감상할 때에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이음새가 눈에 띄는 이유, 잡는 위치가 자연스럽게 정해지는 방식, 재료가 곡면으로 이어지는 모양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완성된 제품의 사진뿐 아니라 초기 스케치와 시험 모형을 함께 본다면, 좋아 보이는 형태가 수많은 선택을 거쳐 나왔다는 점도 드러납니다.
이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것은 도구의 속도와 창작자의 판단을 함께 보는 시선입니다. AI가 만들어 낸 결과를 감탄하며 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선택의 이유와 사물이 놓일 생활을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책상 위 컵이나 매일 앉는 의자도 이런 질문으로 다시 바라보면 디자인의 이야기가 됩니다.
궁금한 점
전시와 컨퍼런스는 같은 행사인가요?
같은 디자인 행사와 연결되지만 일정과 관람권이 다릅니다. 디자인코리아 본전시는 11월 25~29일, 국제컨퍼런스는 11월 26일 오전 10시~오후 5시 40분에 코엑스 4층 401호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컨퍼런스 참가비는 얼마인가요?
공식 안내는 정가 22만 원, 10월 얼리버드 17만 원으로 안내합니다. 10인 이상 단체 요금도 별도로 있습니다. 전시 관람권과 구분해 구매 조건과 포함 사항을 확인하세요. 세부 강연과 시간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아도 관심을 가질 만한가요?
AI 이미지가 실제 물건으로 이어지는 과정, 오래된 장소의 새 시각 디자인처럼 생활과 닿은 질문이 많습니다. 강연 참가 여부와 별개로 공식 소개를 읽으며 내가 매일 사용하는 물건의 모양과 쓰임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