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한 컷이 완성되는 순간, 부산 축제에서 보는 작가의 손

늘 완성된 웹툰을 읽던 사람이, 이번에는 그림이 만들어지는 순간을 지켜봅니다.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와 뮤지엄 원에서 열리는 제10회 부산글로벌웹툰페스티벌 이야기입니다. 부산시 발표에 따르면 국내외 작가 190여 명이 참여하고, 전시 작품은 800여 점에 이릅니다.

숫자만큼 흥미로운 것은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방식입니다. 전시된 그림을 보고 끝나는 대신 현장에서 선이 그어지는 과정을 보고, 작가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듣고, 직접 그림을 그려 보는 프로그램이 이어집니다. 휴대전화 화면 안에서 익숙했던 웹툰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현장으로 넓어지는 모습입니다.

매끈한 완성 그림 앞에, 수많은 선택이 있습니다

웹툰을 빠르게 넘겨 읽을 때는 인물의 눈썹 한 줄이나 배경의 여백을 오래 보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같은 대사라도 표정과 시선의 방향이 달라지면 느낌이 달라집니다. 인물을 가까이 보여줄지, 주변 공간까지 넓게 보여줄지 역시 이야기를 만드는 선택입니다. 현장 드로잉을 볼 때는 그림의 결과보다 이런 선택이 이루어지는 순간에 주목해 보세요.

이번 축제의 디지털 드로잉 토크쇼에는 〈빌런의 순정〉의 오수민 작가와 〈다정한 침입자〉의 정유한 작가가 참여합니다. 공식 안내 일정은 11월 1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장소는 BCC 1층 무대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시연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만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니어도 볼거리는 있습니다. 처음에 큰 형태부터 잡는지, 작은 부분을 먼저 그리는지, 선을 지우거나 고치는 순간은 언제인지 살펴보세요. 완성된 한 컷에서는 보이지 않던 시간이 눈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시연 내용은 현장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디지털 드로잉과 라이브 드로잉

디지털 드로잉은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입니다. 라이브 드로잉은 관객 앞에서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BCC는 행사 장소인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를 줄인 표기입니다.

오수민·정유한 작가의 작품 이미지가 포함된 디지털 드로잉 토크쇼 공식 안내. 출처: 부산글로벌웹툰페스티벌. 공식 작품·프로그램 게시물 보기 ↗

한 화면에 모인 10년, 포스터도 작품처럼 읽힙니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Ten Years, One Story’, 우리말로 ‘10년,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2017년 첫 행사에서 시작해 올해 열 번째를 맞습니다. 기념 전시에는 역대 포스터와 지난 축제의 기억을 모은 특별전, 캐릭터 일러스트 등이 마련됩니다. 오래된 그림과 새 그림을 비교하며 축제가 자신을 어떻게 보여주어 왔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포스터를 볼 때는 연도부터 읽기보다 먼저 눈이 가는 부분을 찾아보세요. 인물의 얼굴인지, 큼직한 글자인지, 화면을 가득 채운 색인지에 따라 첫인상이 달라집니다. 다음에는 작은 화면에서도 주제가 잘 보이는지, 가까이 다가가야 발견되는 요소는 무엇인지 살펴보면 좋습니다. 홍보물로 지나치던 한 장이 그림과 글자의 관계를 보는 자료가 됩니다.

800여 점을 모두 꼼꼼히 보겠다고 생각하기보다 눈에 남는 두세 작품을 고르는 방법도 있습니다. 같은 감정을 서로 다른 선과 색으로 표현한 그림을 찾아 비교해 보세요. 유명 작품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보다 내가 어떤 표현에 반응하는지 알아가는 데 의미를 두면, 처음 보는 작가의 그림도 편하게 다가옵니다.

국경을 건너는 것은 그림만이 아닙니다

축제에는 대만·일본·미국·프랑스 등에서 온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과 출판 과정을 이야기하는 해외작가 토크쇼도 예고돼 있습니다. 공식 일정은 10월 31일 토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BCC 1층 메인무대입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만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독자를 만나는지 들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부산시는 출판사 등 기업 관계자와 작가가 만나는 일대일 상담, 해외 판로를 위한 교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관객에게는 즐거운 축제이지만, 창작자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시장과 연결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만남이 곧 계약 체결이나 흥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발표에서 확인되는 것은 교류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웹툰 IP와 비즈니스 상담

IP는 지식재산을 뜻합니다. 이 기사에서는 작품의 이야기·캐릭터 등에 관한 권리를 가리킵니다. 비즈니스 상담은 작가와 기업이 작품 소개와 출판·활용 가능성 등을 논의하는 만남입니다.

보는 사람에서, 한 장면을 만드는 사람으로

공식 발표에는 가족만화그리기대회, 캐리커처 체험, 웹툰 상담소 등 참여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습니다. 캐리커처는 인물의 특징을 강조해 그리는 그림입니다. 웹툰 상담소는 관심 있는 학생이 현직 작가에게 진로나 창작 활동에 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소개됐습니다.

직접 그릴 기회가 있다면 긴 이야기를 완성하려고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아침 있었던 일을 두세 장면으로 나누고, 어느 순간을 크게 보여줄지 생각해 보세요. 앞 장면과 다음 장면 사이에 무엇을 생략할지 고르는 것만으로도 이야기 만들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참여 프로그램별 운영 방식은 현장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이번 축제를 창작의 관점에서 본다면, 독자가 완성작의 소비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리는 과정을 보고 질문하는 일, 서로 다른 표현을 비교하는 일, 자신의 경험을 작은 그림으로 옮기는 일이 한자리에서 이어집니다. 웹툰 한 컷을 다음에 읽을 때, 그 안에 들어간 선택과 시간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궁금한 점

언제, 어디에서 열리나요?

2026년 10월 30일 금요일부터 11월 1일 일요일까지입니다.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는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140에 있습니다. 개막식은 30일 오후 5시 뮤지엄 원에서 예정돼 있습니다. 프로그램마다 장소가 다르므로 같은 행사장으로 생각하지 말고 일정을 확인해 주세요.

무료인가요? 지금도 신청할 수 있나요?

부산시는 무료 참여 행사로 안내했습니다. 전시는 행사 기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토크쇼의 사전 신청은 이미 마감일이 지났습니다. 현장 참여 가능 여부와 잔여 좌석은 공식 누리집이나 운영처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품을 잘 몰라도 괜찮을까요?

그림의 색과 표정, 선의 차이부터 살펴보면 됩니다. 현장 드로잉에서는 완성되는 속도보다 작가가 무엇을 고르고 바꾸는지 지켜보세요. 체험과 상담은 대상이나 신청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세부 프로그램 문의는 공식 SNS에 안내된 070-4006-8962로 할 수 있습니다.

부산 웹툰 축제 공식 안내 보기 ↗

자료: 부산시 10월 27일 공식 발표, 부산글로벌웹툰페스티벌 공식 누리집·인스타그램. 세부 일정과 참여 방식은 방문 전 최신 공지를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