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에서 만나는 네 화가의 선과 색, 《선과 색, 지역의 기억》

같은 미술부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네 사람이 시간이 흐른 뒤 전혀 다른 화면을 만든다면 어떨까요. 대전시립미술관의 《선과 색, 지역의 기억》은 이종상·유희영·이철주·하동철의 회화를 나란히 살펴보는 전시입니다. 유명한 작가의 이름을 외우기보다, 선 하나와 색 한 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하며 보기 좋습니다.

전시는 2026년 10월 21일부터 2027년 1월 31일까지 본관 1~4전시실에서 열립니다. 회화와 한국화 등 100점이 소개됩니다. 대전에서 시작한 배움이 각자의 그림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이어졌는지 따라가면, 지역 미술의 이야기도 한결 구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이종상·유희영·이철주·하동철

이번 전시의 네 작가입니다. 대전고등학교 미술부에서 사생(대상을 직접 보고 그리기)과 소묘(주로 선과 명암으로 그리기)를 배웠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후 한국화와 서양화의 서로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같은 출발점에서 다른 그림으로

전시의 출발점은 네 사람이 모두 닮은 그림을 그렸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같은 곳에서 기초를 익힌 사람들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꾸었는지에 있습니다. 실제 대상을 보고 그리는 훈련은 화면을 관찰하고 구성하는 바탕이 됩니다. 하지만 그 바탕 위에서 선택하는 선의 속도와 색의 무게는 사람마다 달라집니다.

관람할 때에는 네 작가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져 보세요. 선이 사물의 테두리를 그리고 있는지, 아니면 그 자체로 움직이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색도 꽃이나 하늘의 색을 설명하는 데 쓰였는지, 넓은 화면을 채우며 독립적인 느낌을 만드는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정답을 찾는 방식보다 차이를 발견하는 방식이 잘 맞습니다.

대전시립미술관 《선과 색, 지역의 기억》 공식 전시 자료 · 공식 자료 보기

이종상과 이철주, 붓의 선이 달라지는 과정

미술관은 이종상의 작업을 인물을 그리는 선에서 시작해 땅과 역사를 담은 수묵으로 표현을 넓혀 가는 흐름으로 소개합니다. 여기서 먼저 볼 것은 선이 무엇을 붙잡고 있는가입니다. 알아볼 수 있는 인물이나 풍경이 있을 때와, 형태가 단순해졌을 때 화면을 읽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세요.

이철주의 그림에서는 인물을 그리는 붓질이 도시 풍경을 거쳐 더욱 자유로운 획으로 나아가는 변화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같은 붓의 선이어도 무엇을 묘사할 때와 선 자체가 화면의 중심이 될 때의 인상은 다릅니다. 선이 겹치는 자리, 비어 있는 자리, 한 번에 지나간 듯한 자리를 번갈아 보면 움직임을 상상하기 좋습니다.

수묵과 추상

수묵은 먹의 진하고 옅은 차이를 중심으로 표현하는 그림입니다. 추상은 사물의 겉모습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선·색·형태로 화면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 전시에서는 두 방식을 딱 잘라 나누기보다, 작가가 표현을 바꾸어 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좋습니다.

유희영과 하동철, 색과 빛을 읽는 방법

유희영은 힘 있는 붓질의 선에서 순수한 색면으로 작업을 넓혀 갔습니다. 색면은 넓게 펼쳐진 색의 면을 뜻합니다. 그림 속 사물을 알아보려 애쓰기보다 두 색이 만나는 경계를 먼저 보세요. 경계가 단단하게 느껴지는지, 한 색이 다른 색을 밀어내는 것처럼 보이는지 생각하면 색만으로도 화면에 긴장이 생긴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동철의 작업에서는 빛이 퍼지는 감각이 중요한 실마리입니다. 미술관은 아버지의 상여(장례 때 관을 옮기는 기구)를 따라가며 경험한 빛의 기억이 작업의 바탕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넓은 색의 띠에서 가느다란 선의 반복으로 이어지는 변화를 살펴보세요. 반복되는 선을 가까이서 보고 조금 물러서서 다시 보면, 개별 선과 화면 전체의 인상이 서로 다르게 들어올 수 있습니다.

네 작가의 그림을 모두 본 뒤에는 가장 마음에 남은 화면 하나로 돌아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처음에는 색 때문에 골랐는데 다시 보니 선이 더 눈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작품의 제작연도와 재료를 함께 읽으면 같은 작가 안에서도 선택이 바뀌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인상과 다시 본 인상을 한 문장씩 남기면 감상의 기준도 생깁니다.

대전 나들이에 넣기 전, 운영 시간을 확인하세요

미술관은 대전 서구 둔산대로 155에 있습니다. 지하철 정부청사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20분이라는 공식 안내가 있습니다. 도보 이동과 전시 관람을 함께 계획한다면 전시장 도착 시간을 먼저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전시 기간 중 운영 시간이 바뀝니다. 10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하며,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공식 휴관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 관람료는 성인 25~64세 기준 500원입니다. 할인·면제 대상은 증빙 조건이 다르므로 방문 전에 해당 여부를 확인하세요.

궁금한 점

그림을 잘 몰라도 비교하며 볼 수 있나요?

네 작가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보세요. 선이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색은 어디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지만 골라도 충분한 출발점이 됩니다. 작품 설명을 먼저 읽고 그 내용을 확인하듯 보는 방법도 좋습니다.

11월에는 몇 시까지 갈 수 있나요?

동절기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입니다. 미술관은 일반 관람 종료 30분 전, 특별전은 1시간 전 입장 마감을 안내하므로 충분한 여유를 두고 도착하세요. 당일 운영 변경은 공식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시 해설도 들을 수 있나요?

공식 전시 SNS는 평일과 주말·공휴일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해설을 안내합니다. 해설 운영은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일의 미술관 공지나 현장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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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대전시립미술관 전시 소개 · 관람 안내